
오늘은 아무 일정이 없어 아침에 일찍 나와서 도서관으로 향했다.
가장 조용한 창가자리에 자리를 잡고 유튜브 채널 '최성운의 사고실험'에서 진행한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저자 패트릭 브링리의 인터뷰를 들으며 뜨개질을 한 30분 했다.
코튼 실인데 신축성이 전혀없는 실이라서 손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인지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목이 살짝 쑤시는 느낌이었다.


손목에 무리하면서까지 뜨개질을 하고 싶진 않은데 이제 첫 달 수업을 들었고,
뜨개질을 하면 그 시간 동안은 뜨개질만 하고 가만히 앉아있게 되어 심신 안정에 도움이 많이되서, 이왕 시작한 김에 조금 더 해볼 생각이다.
뜨개질로 뭘 대단한 것을 만들 생각은 없다. 그냥 손으로 감각하며 뭔가 만든 다는 행위 자체가 마음에 든다.
우리 강아지 옷 한벌 만들어줄 수 있는 실력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유튜브 영상도 보통 30분 넘어가는 영상은 한 자리에 앉아서 다 듣게 되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뜨개질을 하며 들으니 시간도 금방가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유명한 책이라 많이 들어봤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인터뷰를 듣고 꼭 읽고 싶어졌다.
'진실'을 마주하게 될 때 우리는 더 이상 중요치 않은 것들에 목매고 시간과 감정을 소비하지 않게된다.
머릿속이 명료해지며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려고 애쓰고
그 중요한 것들을 놓치지 않고 살고 감각하려고 하게 된다.
우리는 살면서 소유와 인정욕구를 위해 살아가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남들과 견줄만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물질적인 획득을 통해 안정된 삶, 풍족한 삶이라는 허상을 쫓게 된다.
안정된 삶이라는 것이 있을까. 겉보기에 안정적인 직장, 부유한 집에서 산다고 한치 앞을 모르는 삶의 혼돈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람은 죽을 때 가져가는 것이 하나도 없다.
이 세상에 온전히 내 것인 것 하나도 없다.
그러니 내가 살아가며 중요한 것은 내가 되고자하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나를 스쳐지나갔던 사람들에게 도움이되고 따듯하고 성실하게 임했고, 함께 시간을 보내기 좋았고, 즐거웠던 기억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어둡고 차가운 현실을 잠시 동안이라도 밝게 밝혀주는 이야기 또는 예술로 사람들과 한 마음으로 무언가 경험하고
그 경험들을 서로 이야기 하고 나누고 결국 혼자가 아니고, 모두 연결되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것.
내 마음을 즐겁게 했던 일들, 경험들을 다른 사람들도 누릴 수 있게 아낌없이 공유하는 것.
나는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나누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들을 꼭 찾아내고 싶다.
그리고 '왜'에 대한 이유가 망설임없이 나오길 바란다.
내 가치관에 기반한 존재 방식을 스스로 찾아내고 싶고, 용기내어 그렇게 존재하고 싶다.
아직 형태는 두루뭉실하지만,
스스로 찾은 작은 것에서부터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쌓으며 그 형체의 윤곽을 조금씩 뚜렷하게 만들어보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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