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로 커리어 전환이 요즘 내 관심사여서 그런지 유튜브를 보면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다가 UX 분야로 커리어 전환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위안이 된다.
UX경험 없이 UX디자이너로 어떻게 취업했는지, UX비전공자가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등
각자의 커리어 전환 계기와 경험담을 자세히 얘기해주는 영상들을 볼 때마다 나같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혼자가 아니란 생각에 위로를 많이 받는다. 유튜브 만세 !
저마다 UX를 공부한 방법이 너무 다양해서, 영상을 계속 보다보면 정답이란 게 없는 것 같다.
일단은 어떤 방법으로라든 시작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UX를 가르키고 있는 온라인 강의 (유료, 무료)도 찾아보면 정말 많아서, 기본기를 배운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강의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
이 강의 저 강의 리뷰만 보면서 비교 하는 것도 공부를 시작하는 것 자체를 지체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Coursera 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Introduction to UX Design 이라는 조지아테크대학의 수업으로 일단 시작했다.
www.coursera.org/learn/user-experience-design/home/welcome )
최근 유튜브에서 보게된 넷플릭스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토크가 인상 깊었다.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만드는지에 대한 명료하고 스마트함이 뿜뿜 넘치는 강의였다.
보통 디자인이라고 하면 굉장히 창의적인 영역의 일이고, 시각적으로 멋있어보이는 결과물을 뽑아낼줄 알고
금손, 감각이 뛰어난 사람들이 하는 일로 생각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디자인에서는 재능과 미적감각이 매우 중요하기는 하지만
IT 제품에서의 디자인은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는 디자인을 마치 여러가지 과학 실험을 하듯이 접근한다고 한다.
기존에 갖고 있던 관념이나 널리 알려진 사실을 가지고 단순히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세상을 관찰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여 파악한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 (데이터) 를 가지고 결론을 내리는 방식이다.
즉 제품에 대한 각종 의사결정을 내릴 때 고객을 관찰하고 그들이 원하는 끄집어내 반영하는 것이다.
제품 디자인을 할 때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야 한다는 접근 보다는
여러가지의 실험의 연속으로 접근하며 작은 시도들을 해보면서 고객의 반응을 살핀다는 것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험해보기도 하고, 바보같고 이상한 아이디어들도 실험을 해볼 수 있다.
2억명이 넘는 넷플릭스 고객을 상대로 비싼 비용을 투자해 성공할지 실패할지도 모르는 아이디어를 선보이기 전
작은 스케일로 여러 가지의 실험을 통해 효과를 측정하고 실험 결과 데이터로 검증된 아이디어만 세상에 내보내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게 많지만 실제 실행해서 세상에 내보낼 수 있는 아이디어는 한정되어 있으니
최대한 많은 실험을 통해 어떤 아이디어에 리소스를 투입할 것인지 전략적으로 간 (?)을 보는 것이다.
2억명이 보는 서비스니까.. 의사결정 하나 하나에 엄청난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겠지.. 경험해보지 않아 감이 안오긴 한다.
제품 디자인에 있어서 실험은 곧 A/B 테스팅이다.
IT서비스 제품은 계속 업데이트 되고 고객의 요구와 변화에 따라 서비스가 발전되어야 하는데,
이 때 기존 서비스에서 변화를 줄 때 A/B 테스팅을 여러번 시도해서 가장 최적화된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가입하기 전 비회원에게 보여지는 메인페이지에 어떤 컨텐츠가 있는지 카탈로그를 공개하지 않는 방식을 오랫동안 고수해왔다.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는데, 언뜻 생각해보면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어떤 것이 있는지 사용자가 미리 알아야 가입을 더 할것 같다. 넷플릭스가 비회원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할때마다 물어보는 질문중 하나가 넷플릭스에 가입하기 전 꼭 알고 싶은 단 한가지만 선택한다면? 이라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콘텐츠라고 했다.
근데도 왜 넷플릭스는 비회원에게 카탈로그를 공개하지 않늘걸까?
고객 서베이 결과만 믿고 카탈로그를 공개하는 방식이 아닌, 직접 A/B 테스팅을 통해 실험을 했기 때문이다.
왼쪽의 화면이 당시 넷플릭스의 홈화면이었다고 한다. 가입전 콘텐츠 카탈로그를 볼 수 없는 형식이다.
오른쪽은 실험을 위해 제작한 프로토타입 화면으로, 가입을 하기 전인데도 넷플릭스에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쫙 볼 수 있도록 했다. (재생은 당연히 안된다)
테스트를 해보니 프로토타입 화면에서 사용자들은 본인이 염두하고 있던 콘텐츠를 찾느라 다른 콘텐츠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던지, 너무 많은 옵션에 압도된다던지 등 마치 쇼핑할 때 느끼는 피로를 느껴 예상했던 것 보다 가입까지 많이이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심리적인 요인도 있을 것 같다.
어떤 콘텐츠가 있을지 궁금해 미쳐버리게 만들어야 가입을 할 것 같긴하다.
콘텐츠 리스트를 공개하면 어떤 사람들은 본인이 보고싶은게 없으면 화면에서 이탈해버릴 수도 있고, 신비가 사라지기 때문인것 같다.
제품 디자인에 있어서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 직관으로 느껴지는 추측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게 아니라, 너무 당연할 것 같은 것도 실제로 실험을 하면 완전히 예상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어서 근거가 뒷받침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본인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과 말하는 것이 다를 수 있다. 말하는것과 행동하는 게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설문조사 결과에 맹신해서도 안되는 이유다.
객관적인 A/B테스트 방식의 반복을 통해 검증한 아이디어만 서비스화함으로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 기업의 목표를 둘다 잡을 수 있다.
결국 프로덕트는 세상에 현존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계속해서 찾아가는 것이고, 디자인은 그 과정에서 효율을 높여주고 좋은 경험을 주는 역할이다.
프로덕트 디자인은 비즈니스와 직결되는 문제라 이렇게 일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기업의 프로덕트 디자인 뿐만 아니라, 개인 디자인 작업이나 예술 활동에 있어서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면 심리적 부담이 덜하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정말 창의적이고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데
한방에 빵 터지는 그림은 아무리 그 사람이 피카소여도 해내기 어려운 일이다.
작품의 실력이나 인지도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전이라면
우선은 단 기간에 훌륭한 그림을 세상에 선보이겠다는 야망은 잠시 내려두고, 넷플릭스에서 작은 실험들을 반복하는 것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든, 바보같은 아이디어든, 별거 아닌 아이디어든 일단 작은 종이에라도 시도하는 것부터 하는것이다.
반응이 좋을지도 모르는 작품에 처음 부터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하나의 작품을 만든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이렇게도 그려보고 저렇게도 그려보고 다양한 그림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것이다. 그런게 쌓여서 조금씩 발전하고 나만의 그림체가 쌓이고 내러티브가 쌓이면 크리에이터로서 맥락이 생기는 것 같다.
작은 실험들이 쌓여 노하우가 생기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과 세상이 좋아해주는 것의 최적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는 하고 싶은 게 생기면 너무 큰 목표부터 생각하며 처음부터 겁먹어 시도 하지 못한 적이 많았는데,
앞으로는 오늘부터 당장 5분이라도 할 수 있는 작은 단위로 쪼개어 실험을 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ㅎ
넷플릭스 제품디자이너의 인사이트 넘치는 토크 영상은 Awwwards 라는 채널에서 보았다.
어워즈는 디지털서비스 분야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주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이다. 좋은 콘텐츠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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