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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 - 캐럴라인 냅

detail_jy 2022. 8. 31.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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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보통의 삶> p286 - 290

내가 평범한 삶, 보통 사람이라는 이 목표를 진작 추구하지 못했던 것은 아마 평범함은 나쁜 것이고 보통이란 추구할 가치가 없는 목표라고 생각하며 자랐기 때문일 것이다.

(중간 생략)

얼마전, 어느 저녁 모임에서 나와 성장 환경이 흡사한 여성이 자신이 과거에 어떤 교수였는지 말해주는 걸 들었다. 그는 예전에 교수란 모름지기 똑똑하고, 말도 잘하고,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이어야한다고 생각했다. 모르는 것이 없고 말문이 막히는 순간도 없는 강사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시각을 갖고 있다보니 그의 교수 방식은 엄청나게 융통성 없고 딱딱했다. 그는 그 탁월한 교수의 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몇 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이상화된 모범적 교수가 되려고 굴지 말고 그냥 한 인간으로서 가르쳐도 괜찮을뿐더러 심지어 그 편이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범해지는 건 즐거운 일이더라고요." 그는 말했다. "실수할 수 있는 인간, 복잡한 감정과 흠과 결함을 갖고 있는 인간이 되어도 된다는게 얼마나 안도감을 주는지 몰라요."

그 반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지치는 일이다.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이상에 견주어 측정하면서 살다 보면, 어느새 많은 단순한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자신의 인간성에서 큰 부분을 잃게 된다. 편안함과 즐거움과 재미를 잊게되고, 현재를 살아간다는 감각과 최소한 순간적일지라도 현재만으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감각을 잃게 된다. 이를 악물고 살게 된다. 늘 다음에 통과할 후프를, 다음에 뛰어넘을 허들을, 다음에 우승할 시험을 기다리면서 살게 된다.

그냥 나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까? 그냥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여자가 되면 안되는 걸까? 나는 평생 이런 질문들과 씨름해왔는데, 그날 저녁에 문득 그 답은 너무나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괜찮다.



명랑한 은둔자를 읽으며 정말 여러 방면으로 작가와 공감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이 챕터는 특히나, 요즘 내가 '평범함' 이라는 것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시점에서 읽어서인지, 많이 와닿고 위안이 된다.

그동안 평범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뭔가 특출난게 없는 삶을 부정했던 것 같다.
실제로 평범해지지 않기 위해 남들보다 몇배의 노력은 하지 않은채,
추구할 가치가 있는, 평범하지 않고 멋지고 이상적인 일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핑계로 세상에 뛰어들지 않았던 것 같다.

누구나 시작이 있기 마련이다. 시작할 땐 어떤 일이던 조금 뻔하고, 단순하고, 깊이가 없다.
하지만 점점 경험과 통찰이 생기며 그 일의 본질을 캐치할 수 있는 것 같다.


성공한 사람들은 평범한 일부터 누구보다 잘하고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그 다음 스텝을 밟는다.
하지만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제자리인 사람들은 현재 자기의 위치를 알지 못하고 자신의 일이 평범한 것을 견디지 못하고, 그것을 잘해낼 생각보다는 계속 다른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 무엇하나에도 집중하지 못했으니 통찰이나, 그렇다할 경험이 쌓이지 않고, 배우는 것도 없는것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너무 평범하고, 아무리 작게 느껴져도 다르게 할 수 있는 방법, 최선을다해 평범한 것을 평범하지 않은 수준으로 한다면
더 좋은 기회들이 열리고, 그때부터 시작이 되는 것이다.

평범해도 괜찮다.
사소하고 일상적이고 지극히 평범한 것에도 의미를 두고 잘해내면 된다.

남은 하반기동안 평범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갖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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