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에 난 디자인 부전공을 하며 '디자인사'라는 이론수업을 통해
디자인 세상에 처음 입문 했다.
2012년.. 진짜 까마득하다 .. ㅋㅋㅋ
3학년 2학기 마치고 2013년엔 홍콩으로 교환학생을 갔었는데.. 정말 옛날이네..
구글 닥스를 정리하다가 오래된 파일을 봤는데
디자인사 수업 들으면서 강의를 들리는대로 거의 받아 적은 것 같은 노트였다.
새삼 또 그때 뭘 배웠는지 보니까 신기하고 재밌다.
이제까지 디자인을 업으로 삼진 않았지만
10년 후 지금 나는 돌고 돌아, 이 분야의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다.
사람은 결국 미련 남는건 어떻게든 하게되는 것 같다..
그때 그때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당.. ㅎㅎ
아래는 2012년 11월 27일에 수업에서 끄적끄적한 노트다.
이 시절만해도 난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건 전혀 하지 않았는데
이런 문서로라도 나의 작은 역사 (?) 같은 것들을 발견해서 좋다.
기록은 참 좋은 것이다.
정말 나만 알아볼 수 있는 노트들 ㅋㅋ
르네상스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고정된 시점에서 3차원 공간을 의식하여 사실적인 묘사를 했다면,
조금 더 근대에 와서 세잔느 같은 화가들은 다양한 각도와 시점에서 대상을 보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각종 데이터에 둘러쌓여있고, 어느 곳에 있던 전세계의 소식을 다 접할 수 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세상에 대한 객관적 사실들과 더 큰 현실에 노출되는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아무리 객관적 현실에 노출되었다고 해도, 사람마다 현실을 받아들이는 방법, 느끼는 경험은 제각각이다.
유비쿼터스한 눈을 가지는 것은 디지털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어렵다. 우리가 우리 몸에 갖혀 있는 이상, 우리는
아무리 최첨단의 기술과 빅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해도, 사람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많은 노력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이 저런 노력의 일부 아닐까.
수업 노트 끝자락에 있는 저 당시에는 '뭔 개소리야?' 라고 생각한 가상현실에 대한 개념이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다.
요즘은 메타버스, 웹3의 발달로 가상현실같은 개념이 우리 일상 생활에 많이 가까워졌다.
'육신의 세포', 또는 실제 우리의 감각기관으로 느끼는것이 아니라 가상현실 시스템을 경험하면서
우리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의해 그렇게 가상현실을 '실제 현실'이라고 느끼도록 하는 것.
아무리 가상 현실 기술이 발달되어도 우리는 몸의 한계가 있어 완전히 벗어나
전지전능한 상태가 되기란 어렵다.
하지만 늘 고정된 눈과 우리 몸이 체험하는 감각에만 의존한다면 세상 돌아가는 일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무지해져
편견이 생기고, 고정관념에 사로잡힐 것 같다.
물리적인 몸에서 벗어날 수는 없더라도
늘 나를 기준으로 고정된 시점과 나의 감정만 내세우는 게 아니라
다양한 관점들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이해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을 갖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하는 일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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