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bookshelf

인간관계의 법칙 - 로버트 그린 (성격에 관한 생각)

detail_jy 2023. 1. 11. 21:28
728x90

로버트 그린이라는 작가를 좋아한다.
인간관계의 법칙이라는 책에서는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인간관계에 끌려다니지 않고
각자의 성격유형에 따라 전략적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그중에 '차가운 코케트' 유형의 전략에서 앤디워홀을 예시로 들어 설명하여 인상 깊었다.

앤디워홀의 작품은 워낙 유명하여 익숙했지만 앤디워홀이 어떤 성격의 소유자였는지는 알지 못했다.

앤디워홀 주변에는 항상 흥미로운 사람들, 셀럽들, 아티스트들이 잘 모여들었다고 한다. 이 챕터를 통해 앤디워홀이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어서 책의 내용을 가져와봤다.


그림 출처: Deadline

1963년 워홀은 맨해튼에 있는 커다란 창고를 빌렸다. 그는 그곳을 '공장 The Factory'라고 불렀다. 곧이어 예술가와 배우 등 여러 사람들이 창고에 들락거리기 시작했다. 워홀은 특히 한밤중에 창고 안을 거닐거나 한쪽 구석에 우두커니 서 있곤 했다. 사람들이 그의 관심을 끌려고 경쟁적으로 질문을 던지면, 워홀은 어정쩡한 태도로 마지못해 대답하곤 했다.

그의 공장은 사람들의 볼거리로 떠올랐으며, 영화계의 쟁쟁한 스타들이 그곳에서 열리는 파티에 참석해 워홀의 이름 없는 친구들과 어울리곤 했다. 사람들은 리무진을 보내 파티에 워홀을 초대하기 시작했다. 그는 파티에서 거의 말없이 있다가 일찍 자리를 뜨기 일쑤였지만, 사람들은 그가 와준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여겼다.

워홀은 어렸을 때부터 모순된 감정들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는 명성을 원했지만, 소극적이고 수줍은 성격을 타고났다. 처음에 워홀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효과가 없었다. 10년 동안의 노력이 아무 소용이 없자 그는 본래의 소극적인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사람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

워홀은 그와 같은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1960년대 초부터 자신의 작품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프 깡통이나 속도위반 딱지처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품들을 그렸다. 그의 그림에는 이렇다 할 의미가 담겨 있지 않았으므로 감상자들은 전혀 강요받는 느낌 없이 그림을 감상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각자 나름대로 그림에 담긴 의미를 생각하면서 호기심을 가졌다.

즉각적인 표현, 시각적인 효과, 차분하고 냉담한 분위기 등은 그의 그림이 가진 특징이었다. 워홀은 그림뿐만 아니라 그런 식으로 자기 자신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을 주장하려 하지 않았다.

세상에는 자신을 내세우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그런 경우 일시적인 승리를 거둘지는 몰라도, 결국에는 그 정체와 속셈이 백일하에 드러나고 만다. 그런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 여백을 남기지 않는다. 여백이 없으면 유혹에 성공하기 어렵다. 차가운 코케트는 자기 주변에 여백을 남김으로써 아리송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코케트의 냉담한 태도와 침묵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말을 걸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만든다.

코케트는 자기 자신에게 만족할 줄 안다. 자기만족이 강할수록 더 큰 유혹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자신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갖느냐 하는 것은 상대에게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다). 사람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을수록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굳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려고 애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림출처 : Artsy


코케트 유형의 사람들은 뭔가 미스터리하면서도 쉽게 해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는 건 확실하다.

냉담한 태도와 침묵 같은 겉으로 느껴지는 코케트의 성격은 의도된 것이 아니라 앤디워홀 같은 아티스트나 자신의 세계관이 뚜렷한 사람들이 자신에게 만족하고, 남들에게 굳이 잘 보이려 애쓰지 않을 때, 내면이 자신의 일과 작업으로 가득 찼을 때 자연스럽게 사람들에게 비칠 수 있는 모습이어서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것 같다.

이 파트에선 어떻게 보면 코케트가 조금 거만하고 다른 사람에겐 관심 없어 보이고 교류를 피하는 사람으로 조금 묘사된 느낌을 받았지만,
본질은 내성적인 사람들이 굳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사교적으로 보이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 같다.

자신의 일로서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고 묵묵하게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걷다 보면 그 사람의 사교성이 어떻든, 내향적이든 외향적이든 크게 중요하지 않고 그 사람만의 매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자신의 본모습과 어울리지 않는 태도, 사회에서 편안하게 생각하는 성격, 말투 같은 것들에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의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사람은 사회적 습성을 갖고 있기에 사회성이 아예 떨어지면 당연히 문제가 되겠지만, 언제까지나 자신이 편한 만큼, 그리고 감수할 수 있는 만큼만,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

나도 어려서부터 극내성적 성격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이 많은 공감이 되었다. 내성적인 성격이 외향적인 성격보단 마이너스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나도 성격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던 시기도 있었던 것 같다. 어릴 땐 외향적인 성격의 아이들이 부러웠고, 나는 왜 저렇지 못할까 하고 스스로 자책하기도 했던 것 같다.

요즘은 그래도 내성적인 것을 단점으로 여기는 인식이 많이 없어진 편이고, 개성을 존중해 주는 시대이기 때문에 좀 더 편해지긴 했지만, 그래도 사회에서 사람을 만나다 보면 나의 내향성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꼭 있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친하지도 않은데, 스몰토크를 잘 못하는 나에게 상대가 '원래 조금 조용하신가 봐요'라고 하면 더 말하기 싫어졌던 것 같다.

키아누의 트윗 너무 공감됨


하지만 이제는 나의 내향성을 굳이 숨기고 싶지도 않고, 이젠 단점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지금은 자기 수용을 많이 한 상태고, 중요치 않은 것에 일일히 내 한정된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기로 하니 편하다. 오히려 이젠 내향인인 내가 편하다. 무슨 말을 할까 이리저리 고민하기보단 그냥 현재의 경험에서 더 많이 느끼려고 하고, 생각을 깊게 해서 감수성이 더 풍부해지는 장점도 있다. (물론 생각이 너무 많아서 대화중 적절한 반응을 못하거나, 생각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해 곤란한 적도 있다).

어려서부터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려고 하기보단 그 사람의 강점을 살릴 수 있고, 잘하는 것에 더 집중하게 하여 남다른 실력을 키워 실력으로부터 자신감을 얻도록 하는 환경을 어려서부터 조성한다면 내성적인 성격의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을 것 같다. 성격이 그 사람의 전체를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하고, 추구할 목표를 세우고, 설정한 목표에 따라 필요에 의해 성격이 어쩔 수 없이 자연스레 바뀌는 것이 더 이상적인 것 같다.

사실 MBTI도 재미로 많이 이야기하지만,, 나는 내 mbti 말고는 잘 모른다. 그래서인지 MBTI를 얘기하면 뭔가 상대를 마치 파악했다는 것 같이 아~ 하는 것도 (아닐 수도 있지만) 공감도 별로 안 갔던 것 같다.

성격을 고치는 것은 쉽지는 않지만, 어떻게 보면 고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못 고치는 것일 수도 있다. 머피의 법칙과도 같이, 어떤 대상에 너무 집중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때가 있다. 아예 관심을 두지 않는 편이 더 술술 잘 풀릴 때가 있다.

사회초년생일 땐 성격이 앞으로 나아가거나 좋은 기회, 또는 경험을 가로막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
"내성적이라서 발표를 못해, 내성적인데 모임의 리더를 할 수 있을까?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야.." 등등..

하지만 성격이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을 결정지을 만큼의 중요도를 차지할 것인가 싶다. 가령,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너무 소심하거나 소극적이어서 도전하지 않는 것은 결국 스스로에게 도움 되는 것이 전혀 아니다. 단지 에고가 상처받지 않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성격에 지는 사람이 되지 말자.

성격은 다양한 경험과 환경, 함께하는 사람들에 따라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타고난 성격을 탓하며 애써 고치려 하지 말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더 중요한 목표, 해냈을 때 가슴 설렐 일에 더 집중을 하고, 자신이 내성적이었단 사실조차 잊어버려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몰입을 해보고 성취하는 경험을 한다면, 성격 또한 자연스럽게 바뀌거나, 아니면 앤디워홀처럼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하나의 특징이 될 수도 있다.

2023년에는 앞으로 하고 싶은 그 한 가지 일에 완전히 몰입해 보는 것을 목표로 해야겠다.

인간 관계의 법칙 | 로버트 그린 - 교보문고

인간 관계의 법칙 | 『인간 본성의 법칙』 로버트 그린이 제시하는 인간에 관한 두 번째 키워드, ‘관계’를 지배하는 최적의 전략은 무엇인가『권력의 법칙』, 『전쟁의 기술』로 ‘권력술의

product.kyobobook.co.kr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