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인 오늘
스페셜티 커피로 유명하다는,
하트시그널에 나와서 알게 된 카페(네임드 에스프레소)에 찾아와 봤다.
모든 커피 메뉴를 원두에서부터 추출하는 머신까지 개인의 취향대로 맞춤형으로 커피를 제조해준다는 곳이다.
카페 공간은 작은 편이지만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들어서는 순간 밖에서부터 분위기가 좋데 느껴졌다.
비가 오는날이라 더욱 그런 것 같았다. 매장 내부는 어두운 조명 몇개만 켜져있고 전체적으로 약간 어두운 편이다.
커피 동굴에 들어온 느낌 같았다.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나는 너무 맘에 들었다!
LP 진열장이 멋있다고 생각했다. 실용적이고 화려하지 않지만 공간에 잘 어울리고 LP를 돋보이게 하는.
오늘은 비오는 날이고 따듯한 게 땡겨서 따듯한 라떼로 주문했다.
오늘은 창가 자리에 앉았지만 다음에는 가장 구석진 바테이블에 앉고 싶다. 나는 역시 구석이 좋아.. LP로 듣는 재즈 음악이 비오는날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렸다. 이 카페는 비 오는날에 또 오고 싶은 곳이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So What 이 흘러나오는 분위기 당분간 잊지 못할 것 같다!
스페셜티 커피 코스도 있던데 여유롭게 다양한 커피와 디자트를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멋진 취향을 만나게 되면 많은 영감을 얻게 되고 호기심이 더 많이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세세한 단위로 파악하고 다양한 것들 중 나에게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 그리고 더 깊이 있게 알아가는 것은 더 지속적인 즐거움을 가져다 준다. 다른 사람의 취향에서부터 영감을 얻을 수는 있지만 겉모습만 흉내내는 것이 아닌, 그 취향이 어떤 점에서 인상 깊은지, 어떤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지 정리해보며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좋다.
요즘엔 작은 사물 또는 굉장히 작은 주제로도 백과사전 수준의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사람들이 매력 있게 다가온다.
커피를 단순히 마시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커피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공정이나 원두의 원산지, 추출법 등에 대해 알고 그 차이를 감별하여 자신의 취향을 좀 더 뾰족하게 알고 있으면 일상 속 작은 순간 순간을 나에게 더 충실하게, 나를 즐겁게 하는 방식으로 경험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커피의 맛을 더 드높여 주는 인테리어, 음악 등 공간을 채워주는 요소, 커피잔과 주문 방식 등은 카페의
가장 핵심적인 커피에 대한 확고한 철학, 커피에 대한 애정과 박식함이 뭉쳐졌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는 것 같다.
유행이나 다른 카페를 굳이 따라하려 하지 않아도 자신의 감각대로 꾸미고 음악을 트는 것이 난 좋다.
분위기가 처음부터 엄청 세련되진 않더라도 서서히 다양한 소스를 경험하고 소화하고 좋은 것을 구별하는 감각이 길러지며 고유한 개성이 만들어져 가는 브랜드나 사람이 멋지다.
좋은 것을 부지런히 많이 보고 듣고 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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