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들/다녀간 장소

예올북촌가에서 백자와 화각 공예 전시, 북촌 한옥마을 구경

detail_jy 2023. 9. 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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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에서 북촌한옥마을에 다 쓰러져가는 한옥을 매입하여 새롭게 리모데링해서 사는 분의 집을 보고 한옥의 매력에 푹 빠졌다. 한옥을 새로 고쳐서 산다는 것은 정말 거대한 프로젝트지만 길게 인생을 봤을 때 분명 후회보단 뿌듯함과 그렇게 하길 참 잘했다고 생각할만한 일인것 같다.

마음먹기는 쉽지 않겠지만 어느날엔가 마음만 먹는다면 못할 것도 없는 일이다.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간절하게 원하진 않는다는 것.

나도 그 영상을 보고 한국에 계속 쭉 산다면 한옥을 고쳐 살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공간의 생명력이 없는 획일화되고 천편일률적인 일반 아파트에 사느니 조금 더 고생스럽더라도 구석구석 모든 디테일에 내 손이 들어가고 내 아이디어가 들어가는 집, 그것도 한옥에서 산다면 하루 하루 가 얼마나 감각적일까. 상상만 해도 정말 좋다.

한옥을 현대식으로 세련되게 나의 라이프스타일, 취미 생활, 가족 구성원 중심으로 편리하게, 막힘없는 동선으로 만들어내고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함을 구현할 수 있다면 매일 매일 집이 새롭게 느껴질 것 같다.

그래서 최근 나도 북촌 한옥마을 구경을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한옥에서 살기로 작정한건 아니지만 서울에 이렇게 오래 살면서 아직 한옥 집들이 많은 북촌 가회동 쪽을 제대로 구경해본적이 없었다. 예전에 비정상회담에 나왔던 마크의 한옥집을 인스타그램으로 접하고 감탄을 멈추지 못했던 때도 떠오른다.

오늘은 북촌 구경을 해보고 싶었다. 전시라도 하나 봐야할거 같아서 찾아보니 예올북촌가에서 진행되는 공예 전시가 있었다. 샤넬과 재단법인 예올이 함께 협업하여 올해의 장인을 선정해 작년부터 매년 전시를 한다고 한다. 올해는 화각장 한기덕, 도자 공예가 김동준이 전시에 참여했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전시의 총괄 디렉팅을하고 작품 디자인에도 기여했다고 한다.

전시 공간을 지나가다 보면 이렇게 아름다운 한옥의 중정이 보인다.

솔직히 전시보다 이 공간 자체가 훨씬 좋았다.

이런 마당이 우리집에 있고 매일 여기서 아침 공기를 마시고 커피나 차를 마시고 가끔 요가도 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너무 좋다 생각만해도.

목재 색깔도 멋지고, 백자도 이 공간에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화각 공예는 쇠뿔을 얇게갈아서 시트지 같이 만들고 가구 표면에 붙이는 우리나라만의 공예기법이라고 한다.  

이 조명 디자인이 맘에 들었다. 몸체는 화각기법으로 되어 있고 조명 갓은 현대적 디자인이 접목돼 있다. 조명의 실루엣은 전체적으로 미니멀하다. 양태오 작가가 직접 디자인했다고 한다.


한옥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힘이 있다.  
그리고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공간이라 작품를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다.


북촌한옥마을은 관광객이 듣던대로 정말 많았다.
엄청 깊숙한 곳에 있는 한옥에 사는 게 아니라면 바깥이 꽤 시끄러울 것도 같다.

한옥마을 쪽으로 높이 올라갈수록 뷰가 아름답다. 소나무랑 한옥의 기와 지붕의 조화가 너무 찰떡이다. 저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도 예쁘다.

지붕이 너무 예뻐서.


북촌마을 초입이 너무 관광지 느낌이 드는 것은 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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