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art and design

요시모토 나라 도자기 전시 (한남동 페이스갤러리)

detail_jy 2023. 10. 16. 00:40
728x90

요시모토 나라의 소녀 그림들은 어디서 처음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익숙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패션 브랜드와 콜라보도 하고 좀 더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미술 작품인 듯 하다. 

강렬한 이미지의 소녀 그림이라 당연히 여성 작가라고 무심코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서울에서 전시 소식을 듣고 
작가에 대해 검색해보며 남성 작가라는 사실을 처음 알게되었다. 
 
91년에 처음 만화 캐릭터 같이 굵은 선으로 묘사된 조그만 칼을 들고 위를 향해 쳐다보는 동그란 얼굴의 소녀가 나라의 그림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남동 페이스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는 아크릴 회화 작품 보다는 도자기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중간 중간 호텔 비품 종이나 박스위에 낙서 하듯 그린 그림들도 있었다. 


 
요시모토 나라의 도자기 작품들은 회화작품들보다는 덜 알려져 있어 신선했다.

최근 나도 도자기에 다시 또 재미를 붙여서 그런지 도자기 작품들 위주로 전시 된 것이 반가웠다. 
 
도자기 작품들에도 여전히 소녀의 얼굴들이 있다.


 작품들도 멋있지만 전시에 쓰인 빈티지 원목 테이블이 너무 예뻐서 한참 바라봤다. 

어디서 저런 멋진 테이블을 구할 수 가 있는거지? 
 
2층을 구경한 후 3층에서 이어지는 전시 작품들을 봤다. 3층은 자연광이 있어서 분위기가 되게 좋았다. 


 
3층도 원목가구를 집기로 많이 활용했는데, 요시모토 나라가 직접 소개하는 전시 영상을 보니 전시 컨셉이 여름방학에 아무도 없는 초등학교 교실이라고 했다. 


 
어린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는 컨셉이었다. 검은 칠판에 마치 초등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서로를 놀리기 위해 공책에 낙서하듯 그린 그림들이 테이프로 붙어져 있었다. 나도 어릴 때 수업시간에 낙서도 많이 하고 짗굳게 친구들을 놀리기 위한 그림들을 그렸던 기억들이 떠오르는 듯했다. 


 
흙으로 장낭스럽게 별 의미 없이 만들어 놓은 이런 오브제들도 마치 손이 아직 서툰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만든 도자기들처럼 보였다. 스케치북에 낙서나 스케치하듯 더 큰 도자기 작품에 들어가기 전  스케치하듯 만든 작품이라고 작가도 이야기했다. 
 
페이스 갤러리의 요시모토 나라 전시가 좋았던 점 중 하나는 그림과 도자기 작품들에 가까이 다가가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따로 접근 금지 선 같은 것들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
 
요시모토 나라의 그림들은 소녀그림과 함께 텍스트가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NO WAR 이라는 문구를 많이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고, 내가 온라인에서 봤던 그림 중에 맘에 드는 문구는 "LIFE IS ONLY ONE" 이었다. 
 
일생밖에 없는 것을 우리는 살아가며 잊기가 쉽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들로 골몰하고, 과거에 머무르려고 하며, 기꺼이 포기해야하는 것을 포기 하지 못해 짐처럼 가지고 살고, 나의 마음의 소리를 쉽게 외면한다. 


 
Life is only one.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고민 하던 것도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에 들지 않는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하며, 변화를 위한 행동들을 지체 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예술의 좋은 기능 중 하나는 삶에 대한 태도나 쉽게변하지 않는 가치들을 상기시키고,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바라보며 나에 대해서 더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요시모토나라의 전시를 보고 난 이런 생각을 했다. 매사에 너무 심각하고 진지할 필요가 없다고.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상 복잡한 솔루션이나 정책을 붙들고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한번쯤은 어린아이처럼 단순한 관점으로, 순진하거나 바보 같이 느껴지더라도 문제의 해결 방안은 생각보다 심플하고, 우리 가까이에 있지만 쉽게 지나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해보는 것. 
 
너무 많은 고민을 하지 말고 조금은 더 자유롭게, 실수를 무서워말고 어찌됬건 마음 먹은 것은 그냥 부딪혀도 큰일 나지 않는다는것.

우리는 생각보다 더 크고많은 일을 할 수 있는데, 발목을 붙잡는 고민거리, 중요하지도 않은 여러가지 선택사항을 일일히 고려하며 결정을 미루기 때문에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다. 

요시모토나라 작업실 출처: NYT
요시모토나라의 리딩룸 출처 : NYT


 
나 자신에게 한계를 미리 그어두지 말고 오픈마인드가 되는것이 중요하고 나에게 도움되지 않는 곳에서 정체되어 있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것. 

칠판에 붙어 있던 그림 중 낙서처럼 쓰여진 이 말도 기억에 남는다. 
 
"I don't mind. don't think twice." 


반응형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