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들/journal

[도자기 물레 배우기] 안정감을 찾는 과정

detail_jy 2023. 10. 26.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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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를 배우기 시작한지 벌써 한달 반.

월 4회 클래스를 등록 했는데 추석과 연휴 때문에 거의 2주에 한번 씩 가게 되어 3회차 까지도 중심 잡는 데 헤맸다.
물레를 할 때 팔의 위치나 힘을 어디에 줘야 하는지 계속 연습을 통해 감각을 길러야 하는데 너무 오랜만에 가다보니 갈 때마다 리셋 되는 듯 했다.

3회차 때는 그래도 중심을 어느정도 잡고 컵의 형태로 만들 수 있도록 핀칭을 해서 흙을 잡고 끌어올리는 연습을 했다.
하지만 엄지 손가락을 깊숙히 넣고 구멍을 넓히면서 컵의 형태로 만드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중심은 계속 흔들리고
컵이 뒤틀리다 부러졌다.

처음이라서 당연한 과정이긴 했지만 연습할 시간이 많지 않은데 어느 세월에 실력을 키우나 하는 생각에 다시 손성형 클래스로 변경할 생각도 했다.

도자기 만드는 것은 실제로 물레를 돌리며 스스로 방법을 체득하는 게 크다보니 내 손 끝의 감각에 집중해야하는데, 처음 해보는 입장에서 어떤 감각이 느껴져야 하는지 손에 힘을 어떻게 주고 빼야 하는지가 어렵게 느껴졌다.

4회차 수업 때는 유튜브로 물레 팁 영상을 하나 보고 갔다. 힘을 좀 덜 들일 수 있는 자세에 대한 팁이 나에겐 꽤 큰 도움이 됐다. 4회차인데도 처음에는 팔 위치도 다시 헷갈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흙 중심이 금방 잡혔고 흔들림이 거의 없이 컵의 바닥을 찾았다.

왼쪽은 내가 만든 형태에서 선생님이 마무리 시범을 보여준 것이고 오른쪽이 선생님 도움 없이 내가 혼자 만들고 물레판에서 떼어낸 모습이다.

3회차에 감도 못잡았는데 이만큼 한 것도 너무 신기 했다.

세번 째로 만든 낮은 높이의 컵까지 완성
컵을 깔끔하게 떼어내는 것은 감을 못 잡았다.

이제 막 발걸음을 뗀거나 마찬가지이지만 차근 차근 필요한 스킬에 집중하고 안정감 있는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연습 해야지.

나는 뭔가 안되면 조급해하고 쉽게 포기 하는 성향이 강한데 도자기만큼은 겸허하게 잘 안되는 날도 잘 되는 날도 흔들림 없이 꾸준히 해보고 싶다.

내 몸의 에너지와 손 끝의 감각이 연결되어 무언가 만들어지는 그 느낌이 정신적으로 큰 힐링이 된다. 흙을 만지는 순간에는 현재에 집중을 100%하지 않으면 바로 중심이 쉽게 무너진다.

지금은 너무 앞선 미래를 계획 하지 말고 내 눈앞에 놓인 물레 도자기 기본기를 완성도 있게 배우는 것을 목표로 시간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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