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접한 지 해수로는 꽤 오래 됐지만
머리서기는 제대로 도전해볼 기회가 없었다.
지난 목요일 수업에 이어서 이번주도 선생님이 각자 머리서기나 핀차(?)를 연습할 시간을 주셨다.
오전 수업에선 고난이도의 숙련자 분들이 별로 안계셔서 다들 벽에 기대어 연습할 수 있게 매트를 벽으로 가까이 대고 어깨를 받쳐줄 블럭을 양 옆에 세개씩 어깨 너비로 세웠다.
머리서기를 할 때는 목이나 어깨에 압력이 쏠리는 걸 방지 하기 위해 최대한 팔꿈치와 땅에 닿아있는 아래팔로 강하게 바닥을 밀어내고 목이 길어지고 귀가 어깨에서 멀어지도록 날개뼈를 아래로 의식적으로 내려서 중력에 저항하는 힘이 어느정도 되야 한다.
밑으로 한 없이 흐르는 중력을 위로 받쳐주는 힘을 기르게 도와주는 것이 다운도그와 돌핀 자세이다.
돌핀 자세도 그렇게 쉽진 않아서 항상 돌핀에서 머물렀는데 오늘은 블럭에 벽까지 동원해서 도전을 하지 않을 구멍을 찾을 수 없었고 일단 해봐야만 했다.
그 와중에도 나는 목이 다치진 않을까 하는 겁이 났고
선생님의 감독 하에만 겨우겨우 발을 떼어 다리를 접고 한다리 한 다리 벽에 기대어 잠시 머리로 서는 경험을 했다.
그렇게 기대어 있는데도 중심을 어디에 잡아야 할지 감이 안 생겨 대롱대롱 거꾸로 매달려 미세하게 휘청 휘청 했다.
내려 올 때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내랴왔다.
하지만 머리서기를 했다는 느낌에 뿌듯했다.
그리고 머리로 서 있을 때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온전히 현재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언젠가 머리서기를 온전히 스스로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작은 기대감도 생겼다.
요즘 머릿 속에서 생각 비우기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다시 요가를 통해 내 몸의 감각을 느끼고 생각 비우기를 하게 되어 기분 좋게 아침을 시작 할 수 있었다.
요가 선생님의 흘러 넘치는 긍정적 에너지도 참 좋다.
나도 그런 에너지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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