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엔 코로나로 전시를 자주 못갔던 것 같은데 올해 좋은 전시가 많이 열려서 너무 행복하네요.
기분이 꿀꿀하다가도 좋은 전시를 보고 나면 힐링되고 뭔가 희망이 생긴다랄까요 ㅎㅎ
저번달부터인가 요시고 전시에 대한 크라우드 펀딩 투자 홍보 광고물을 보게 되었었는데,
투자할까말까 고민했다는... 요시고는 굉장히 유명한 사진작가라 전시가 당연히 흥할 것 같았거든요..!
근데 크라우드펀딩에 투자해본적은 없어서.. 전시 오픈하기까지 그냥 기다렸어요 ㅎㅎ
얼리버드 티켓 판매 기간에 반값에 구매해서 (정가 15,000원) 이번에 다녀왔습니다.
(아쉽게도 지금은 얼리버드 예매기간이 끝난 것 같습니다)
전시명: 요시고 사진전: 휴일의 따듯한 기록
장소: 그라운드시소 서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6길 18-8)
기간: 2021.06.23(수) ~ 2021.12.05(일)
입장시간: 오전 10:00~오후 7:00 (입장마감 오후 6:00, 월요일 휴무)
그라운드시소는 이번 전시로 처음 방문하게 되네요!
대림미술관 바로 옆이어서 금방 찾을 수 있었답니다.
11시 다되서 도착했는데 벌써 전시를 보러 오신분들이 많았어요.
그라운드시소 건물 외관이 정말 멋있더라구요!
예매한 내역을 확인하고 티켓을 받아 바로 입장했습니다!
평일 오전이었어서 대기는 거의 없었어요 :)
전시 초입에 있던 디스플레이 화면.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그 화면 ㅎㅎ
아무래도 요시고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폭발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작가이기도 해서 이렇게 표현한 것 같네요.
요시고에 대해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전시 후기에 앞서 요시고 사진작가에 대해 짧게 설명드릴게요!
YOSIGO (Jose Javier Serrano) b. 1981
요시고는 스페인은 San Sebastian 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태어났습니다.
작가의 활동명인 요시고는, 'Yo Sigo' (계속 나아가다) 라는 스페인어에서 인용되었다고 해요.
전업 사진작가의 길을 걷기로 한 요시고의 아버지가 아들을 응원하며 시 한편을 선물했는데, 그 시에는 멈추지 않고
좋아하는 일을 위해 실행하고 힘든일을 겪어도 전진하라는 내용이었다고 하네요.
사진과 디자인에 전혀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 작가에게 초기에 많은 용기를 불어넣어줬다고 해요. 아버지의 응원에 힘입어 지금까지도 초심을 잃지 않고 복잡한 잡념 없이 진정 좋아하는 일에 모든것을 바쳐 앞으로 나아간다고 합니다.
2008년에 요시고는 처음으로 솔로 전시를 갖게되고, 2010년에는 전주에서 열린 사진페어에도 참여를 했었네요.
한국 전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니.. 신기하네요 ㅎㅎ
같은 해에 WIRED 잡지 (샌프란시스코에서 창간된 테크놀로지-문화-경제 월간지), COLORS (베네통에서 후원하는 잡지)등의 커버 이미지를 위한 촬영을 했다고 합니다.
작가가 한창 활동하면서 인스타그램 플랫폼의 성장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세대에게 이름을 널리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인스타그램이 전부는 아니지만 시각적 작업을 하는 아티스트들에게는 여전히 자신의 작업을 세상에 알리는 최고의 수단이 아닐까 싶어요!
스마트폰이 보급화되기 전에는 사진을 가로로 랜드스케이프 형식으로 많이 찍었었지만 점점 모바일 환경이 대세가되며
사진도 세로형, 정사각형의 포맷으로 많이 바뀌게 됬다고 합니다.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와 현대의 유통채널에 작품을 맞추는 것도 아티스트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 같아요. 자신의 작품 세계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 내 작품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니까요! 요시고는 자신의 작품을 소비하는 관중의 특성을 잘 살려 인스타그램을 잘 활용한 사진작가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제 전시 후기 사진으로 넘어가볼게요!
스포가 될 수 있어서, 많이 올리진 않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사진은 직접 보는 게 확실히 달라요.
전시의 첫 챕터는 기하학과 대칭구조(Geometry & Symmetry) 라는 주제의 사진들로 구성되어있었어요.
주로 작가가 건물 외관을 포착한 사진들이에요.
독특한 건물 구조와 파사드, 빛과 상호작용하여 건축물과 그림자가 만드는 기하학적 모양과 수직수평을 깔끔하게 맞춘 이미지들은 마치 그래픽 디자인적 요소로 느껴지기도 했어요!
건축물의 반복되는 구조물 (발코니, 계단, 창문)에서 패턴을 찾고 작가의 위치와 빛에 따라 변화하는 모양을 멋있게 포착했어요.
멀리서 보면 마치 2D 프로그램으로 그린 패턴물같이 보이기도 하네요.
이 사진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사진 중 하나에요.
창문에 비친 바닷가와 야자수가 생생하게 표현되어 바다를 직접적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바다에 온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지는데요!
야자수나 바다의 색상이 더 잘 보이도록 포토샵처리를 하지 않았을까 예상을 해봅니다 ㅎㅎ
있는그대로를 찍은 사진도 좋아하지만 이렇게 의도적으로 포토샵을 이용해 환상을 만들고 위트를 만들어 내는 사진도 매우 좋아합니다.
아날로그 느낌의 필름 사진도 볼 수 있었어요.
이런 일상 사진 너무 내 스타일이라구..!!
빛과 그림자를 활요해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을 확실히 좋아하는 작가인 것 같네요!
다음은 '관광'을 컨셉으로 구성한 사진 섹션이었어요.
부다페스트의 유명한 관광지인 세체니 온천의 사진이 참 인상깊었어요.
작가는 이 온천만을 찍기 위해 부다페스트에 방문했다고 해요.
세체니 온천, 가보진 않았지만 이 사진만으로 온천을 생생하게 체험하고 있는듯한 느낌이..
실제로 이렇게 바글바글 하다고 하네요. 워터파크 수준.
나에게 맞는 여행지를 추천해주는 작은 코너도 마련되어있었는데,
저한테 맞는 여행지는 부다페스트네요 ㅎㅎ
코로나가 어서 완전히 없어져서 맘 놓고 여행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ㅠ
위 사진들은 작가가 도쿄와 고베로 사진을 찍으러 갔을 때 기존의 사진 스타일과 전혀 다른 스타일을 시도해본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동안 보던 구조적인 느낌의 사진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죠!
이 사진을 통해 느낀 건.. 요시고는 그 나라의 문화와 분위기를 정말 잘 캡처한다고 생각해요.
일본, 하면 정갈하고 깔끔한 그런 분위기도 연상되지만 밤의 이자카야, 그리고 고되게 일한 사람들이 퇴근 후 술을 마시는 장면들도 떠오르죠. 드라마 심야식당을 보신 분들이라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것 같아요 ㅎㅎ
분주하게 안주를 조리하는 요리사들, 맥주를 놓고 이야기하는 사람들, 뭔가 고독해보이는 느낌.
창문에 서리가 껴 얼굴의 윤곽이 제대로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더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회화적 느낌도 들고요 ㅎㅎ
저는 요시고의 일본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영국 사진작가 Nick Turpin 의 'On the Night Bus' 시리즈의 사진도 연상이됬어요.
런던 밤 버스를 탄 승객들의 지친 모습을 버스 밖에서 포착한 사진들인데, 습기가 가득찬 창문을 통해 보이는 다채로운 색감과 사람들의 감정이 굉장히 멋지게 표현된 것 같아서 좋아하는 시리즈에요. (출처: Nick Turpin )
이 사진은 교토 밤거리에서 찍은 사진인데, 너무 멋지죠 ㅠㅠ어떻게 이렇게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거지..
교토도 엄청 좋아하는 도시인데 전시 보는 내내 어찌나 여행을 가고싶어졌는지..
전시 마지막 층에서는 밖으로 나가서 아래를 내려다볼 수도 있어요!
인피니티 풀 느낌..!
전시 구성이 참 좋았던 것 같아요. ㅎㅎ
유명한 <동물적 관광객> 시리즈.
이 프로젝트는 요시고가 풍경사진을 찍다가 느낀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하네요. 보통 관광지에 가면 풍경 사진을 찍고 싶은데
관광객의 인파로 인해 우리가 보고자하는 것들을 온전히 볼수 없을 때가 많죠.. 유명 관광지의 풍경을 찍으려고 할 때 사람이 한명도 나오지 않게 찍기란 매우 힘들죠..
그리고 보통 많은 관광객들은 실제로 여행와서 보고자했던 풍경을 보는데 집중하기보다는 그들이 놀러왔다고 주변에 알리는데 더 관심이 있죠.. ㅎㅎ 인증샷을 최대한 많이 찍어 소셜미디어에 공유해야하니까요.
자연을 침략하는 관광객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다 관광객 또한 자연스러운 풍경의 일부로, 관광객과 자연을 조화롭게 균형을 맞추는 프로젝트로 작업을 하게됩니다.
사진을 보면 관광객이 오히려 없으면 너무 심심하고 밋밋한 사진이 될 것 같지 않나요?
오히려 휴가를 온 사람들의 존재가 모래 사장에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고, 그들의 수용복과 소지품으로 멋진 색감과 텍스처를 만들어내고 있어요.
결국 아름다운 자연도 사람이 없이는 '아름답다'라고 인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다른 관광객의 존재를 번잡하게 느낄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고 자연에 속하길 염원하는 같은 사람으로서 어떤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다 떠나서, 그 어떤것도 의식하지 않고 휴양지에 와서 제대로 놀고 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고,
거대한 바다 속에 사람들의 존재가 또 얼마나 작은지, 세상은 넓고 우리는 먼지처럼 작다라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기도 하는 사진들이에요.
요시고 전시회 인기가 굉장히 많은데요!
전시 기간은 12/5까지로 매우 여유로운 편이니 시간 되실 때 꼭 관람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
전시 공간이 매우 협소한 편이라 사람 많은 시간대에 가면 사진도 많이 못찍을 것 같더라구요..!!
이상 요시고 사진전의 감상 후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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