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도 핀터레스트를 무한 스크롤하며 그림구경을하다 발견한 마리스칼.
아이패드로 그린 굵은 라인드로잉과 과감한 색들, 멋진 구도를 가진 그림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림을 이루고 있는 선들은 하나하나 디테일 표현은 하지 않고 굵게 한방에 슥슥 그린 것 같은데, 그림에 에너지와 운동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이패드 드로잉이었지만 단순히 취미 그림이 아니라그림을 제대로 그릴 줄 아는 사람의 내공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힘찬 그림이었다.
작가명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채 그림 파일만 업로드된 포스팅이 많아서 몇장의 그림을 보고난 후에야 공식 사이트로 넘어가져서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마리스칼이라는 매우 유명한 스페인 작가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대충 그린 듯한, 한번에 자신감있게 그린 것 같은, 자유분방한 선들 너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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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마리스칼은 바르셀로나의 엘리사바 미대에 진학하여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언더그라운드 만화를 그리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친구들과 함께 바의 인테리어 디자인, 바를 위한 스툴 디자인을 하며
작가보다는 ‘가구 디자이너’로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으로 1981년엔 그 유명한 멤피스 그룹 전시에도 초청되어 가구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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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칼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위한 마스코트 캐릭터 공모에 별 기대 없이 제출한 캐릭터 ‘코비’가 마스코트로 선정되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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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그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한다. 뉴요커 잡지 커버에도 그의 일러스트가 실렸으며 , 조명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글로벌 브랜드 아이덴티티, 지역 브랜딩, 조각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주 받았다. 물론 이 모든 활동을 아티스트 혼자 한것은 아니고, 1989년 Estudio Mariscal 이라는 이름의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직원들을 고용하여 많은 프로젝트를 실현시켜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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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술과 디자인의 여러방면에 호기심이 많고 다양한 시도를 좋아하며 전통적인 학교 교육 시스템에 자신의 창의성을 가두지 않았다.
계속 승승장구한 것 처럼 보이지만 마리스칼도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젊을 때 만화에 빠져있을 때는 주변에서는 만화를 그리지말고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기위해선 페인팅을 해야한다는 조언부터,
페인팅을 할 때는 당신은 화가로서의 재능은 없는 것 같으니 다른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간섭까지, 어떻게 보면 그는 한 분야에서 특출나지 않았던 것이 그 당시엔
불리하게 여겨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의 자유분방한 영혼을 따랐고 다양한 관심사에 기반해 그래픽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일러스트, 가구, 공공미술까지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이렇게 성공한 아티스트이자 큰 디자인 회사를 설립하기 까지 했지만 여전히 그는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을 잃지 않고 그가 보는 세상을 틈만 나면 그림으로 남기고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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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만 파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우물을 잘 팔 수 있는 자신의 전략과 열정만 있다면 여러 우물을 파서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세상엔 공식과 정답이 없다. 오직 내 안에서만 찾을 수 밖에.
마리스칼의 그림들을 보니 다시 바르셀로나에 또 놀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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