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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스칼(Javier Mariscal), 다재다능한 스페인 아티스트

detail_jy 2023. 8. 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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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도 핀터레스트를 무한 스크롤하며 그림구경을하다 발견한 마리스칼.
아이패드로 그린 굵은 라인드로잉과 과감한 색들, 멋진 구도를 가진 그림들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림을 이루고 있는 선들은 하나하나 디테일 표현은 하지 않고 굵게 한방에 슥슥 그린 것 같은데, 그림에 에너지와 운동감이 느껴져서 좋았다.
아이패드 드로잉이었지만 단순히 취미 그림이 아니라그림을 제대로 그릴 줄 아는 사람의 내공과 자신감이 느껴지는 힘찬 그림이었다.

작가명이 명시되어 있지 않은 채 그림 파일만 업로드된 포스팅이 많아서 몇장의 그림을 보고난 후에야 공식 사이트로 넘어가져서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이
마리스칼이라는 매우 유명한 스페인 작가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대충 그린 듯한, 한번에 자신감있게 그린 것 같은, 자유분방한 선들 너무 좋아한다.



1950년 발렌시아에서 태어난 마리스칼은 바르셀로나의 엘리사바 미대에 진학하여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하고
언더그라운드 만화를 그리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80년대에는 친구들과 함께 바의 인테리어 디자인, 바를 위한 스툴 디자인을 하며
작가보다는 ‘가구 디자이너’로 더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러한 활동으로 1981년엔 그 유명한 멤피스 그룹 전시에도 초청되어 가구 디자인을 선보였다고 한다.

듀플렉스 스툴




마리스칼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위한 마스코트 캐릭터 공모에 별 기대 없이 제출한 캐릭터 ‘코비’가 마스코트로 선정되며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다.


이후 그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미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넘나들며 활동한다. 뉴요커 잡지 커버에도 그의 일러스트가 실렸으며 , 조명 디자인, 인테리어 디자인, 글로벌 브랜드 아이덴티티, 지역 브랜딩, 조각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주 받았다. 물론 이 모든 활동을 아티스트 혼자 한것은 아니고, 1989년 Estudio Mariscal 이라는 이름의 자신의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직원들을 고용하여 많은 프로젝트를 실현시켜나갈 수 있었다.  

La Pineda에 위치한 조각상


그는 미술과 디자인의 여러방면에 호기심이 많고 다양한 시도를 좋아하며 전통적인 학교 교육 시스템에 자신의 창의성을 가두지 않았다.
계속 승승장구한 것 처럼 보이지만 마리스칼도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시기도 있었다고 한다.

젊을 때 만화에 빠져있을 때는 주변에서는 만화를 그리지말고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기위해선 페인팅을 해야한다는 조언부터,
페인팅을 할 때는 당신은 화가로서의 재능은 없는 것 같으니 다른 것에 더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라는 간섭까지, 어떻게 보면 그는 한 분야에서 특출나지 않았던 것이 그 당시엔
불리하게 여겨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의 자유분방한 영혼을 따랐고 다양한 관심사에 기반해 그래픽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일러스트, 가구, 공공미술까지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이렇게 성공한 아티스트이자 큰 디자인 회사를 설립하기 까지 했지만 여전히 그는 어린아이와 같은 호기심을 잃지 않고 그가 보는 세상을 틈만 나면 그림으로 남기고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도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가득하다고 한다.



한 우물만 파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여러 우물을 잘 팔 수 있는 자신의 전략과 열정만 있다면 여러 우물을 파서 성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세상엔 공식과 정답이 없다. 오직 내 안에서만 찾을 수 밖에.

마리스칼의 그림들을 보니 다시 바르셀로나에 또 놀러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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