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생각들

mise-en-scene + design

detail_jy 2025. 4. 7. 16:27
728x90
반응형

요리사들에게 미장센이란 필요한 재료들이 모두 사전에 손질되거나 정리되어있고, 요리의 순서에 따라 제 자리에 있으며 불필요한 손의 움직임이 필요 없이 동선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는 상태이다.

 

요리 자체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사전 재료 준비, 과정과 동선을 계획 하지 않고 중간중간 불필요한 쓰레기들을 제자리에 치워놓지 않는다면 요리를 하며 걸림돌이 발생하고 중요한 타이밍을 놓쳐 음식을 망칠 수 있다. 

따라서 ‘요리’를 뒷받침하는 모든 준비, 환경 조성까지 요리사가 생각해야하는 일이며 성공적인 요리를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나는 미장센이 디자인과 관련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딥하게 조사를 해야하고 디자인의 근거가 되는 다양한 재료들을 정리하고, 라벨링하며 적시적소에 끄집어내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재료는 왕창 준비했는데 그 재료를 어디다 쓸지 정리를 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쳐내지 않는다면 디자인을 실제 할 때 무엇을 얼만큼 왜 사용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재료가 분명치 않으면 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장식을 위한 일에 불과해진다.  

 

디자인 작업의 앞 단에 기획과 올바른 질문을 통해 뻔하지 않은 나만의 관점이 섞인 답변들을 구체화하며 디자인을 위한 뼈대를 견고하게 만든 후 디자인을 하면 막힘이 없이 필요한 디자인이 간결하게, 로지컬하게 나올 수 있다. 

 

요즘은 디자인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이 점점 필수화가 되가고 있다고 한다. 

AI로 내가 디자인에 사용할 재료들을 찾고 모으고 분류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러려면 일단 무엇을 찾아야할지 알아야 하며, 찾은 재료들 간의 관계를 설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AI가 아니라 내가 해야하는 것이다. AI툴은 요리로 치면 고성능 오븐이나 푸드프로세서 같은 것으로 사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AI가 앞단의 문제발견이나 기획의 틀을 전부 짜주는 것까지 사용하는 것은 조금 우려가 된다. 내 생각이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문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고 세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관찰해보고 직접 체감한 인사이트와 AI가 단 몇초 몇분만에 찾아준 인사이트는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해결할만한 문제를 깊이 있게 찾고 기획을 가다듬는 일을 하고 싶은데,

너무 빠르게 모든 것이 성장하고 있어 혼자 너무 비현실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이렇게 고민한다고 누가 공감이나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 

 

디자인은 결과물을 빨리 얻기 위해 실행되야하는 태스크라고 하기엔 너무 범위가 넓다. 또한 디자인 과정 자체는 유기적이고 기업이나 전문적인 개인이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와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반응형
LIST

'journal > 생각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529 창의성에는 규율과 틀이 먼저 필요하다  (0) 2025.05.29
러닝일기  (4) 2025.05.19
개성화 과정을 겪어야 한다  (0) 2025.04.02
요리에 대한 단상  (0) 2025.04.01
틀을 잡아가기  (0) 2025.03.19